w a n d e r l u s t (2) 썸네일형 리스트형 Holiday Maker @그랜드라파호텔, MACAU 전날 저녁,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베이커리로 내려가 산 아침거리들. 세라두라와 아몬드크림이 들어간 크로와상, 그리고 친구가 챙겨준 런던 블루베리 블리스 티. 고온의 물을 잔에 붓는 순간 블루베리의 평온한 향과 색이 사방에 퍼졌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준 것은 아몬드크림이었다. 차가운 아몬드크림의 풍미가 녹아들었다. 달콤하고 고소하고 맛있어. 아몬드가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내 기분때문인가. 언젠가 읽었던 홍콩소설에서 주인공이 친구에게 직접 끓여주었던 '따뜻한 아몬드주스'가 생각났고, 싱거운 아몬드주스가 마시고 싶어졌다. 아몬드주스가 혓바닥 위를 굴렀다. 비단 손수건이 손가락 사이를 미끄러져 떨어지듯 매끄러웠다. 알겠다. 인인은 아몬드주스에 설탕을 덜 넣었다. 아몬드주스는 아주 잘 만들어졌지.. 가을 한가운데 @롯데시티호텔, 대전 나에겐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한 이름, 대전. 이웃집 103호 할머니, 어렸을 적 뛰어놀던 뒷마당, 백구와 곶감, 외숙모 방에 있던 바로크풍의 드레스를 입은 도자기 인형, 집 앞 슈퍼, 정각마다 근엄한 소리를 내며 울리던 괘종시계. 떠올리기만 해도 정겨운 내 고향. 아름다운 도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체크인 시간이 지나서야, 대전에 도착했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로비로 올라갔다 - Parking Fee는 무료. 주차시간도 자유롭다. 체크아웃한 이후에도 그 날 이내로 출차하면 된다 -. 멀끔한 남직원이 "더블룸으로 예약하셨는데 트리플룸으로 룸 업그레이드를 해드릴까요?" 하고 묻길래 얼른 급방긋하며 "감사합니다!" 하고 외쳤다. 오늘 진짜 운좋다. 배정받은 층은 16층. 슈퍼싱글베드 세개가 들어차있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