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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a n d e r l u s t

Holiday Maker @그랜드라파호텔, MACAU

 

전날 저녁,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베이커리로 내려가 산 아침거리들. 세라두라와 아몬드크림이 들어간 크로와상, 그리고 친구가 챙겨준 런던 블루베리 블리스 티. 고온의 물을 잔에 붓는 순간 블루베리의 평온한 향과 색이 사방에 퍼졌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준 것은 아몬드크림이었다. 차가운 아몬드크림의 풍미가 녹아들었다. 달콤하고 고소하고 맛있어. 아몬드가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내 기분때문인가. 언젠가 읽었던 홍콩소설에서 주인공이 친구에게 직접 끓여주었던 '따뜻한 아몬드주스'가 생각났고, 싱거운 아몬드주스가 마시고 싶어졌다.

 

아몬드주스가 혓바닥 위를 굴렀다. 비단 손수건이 손가락 사이를 미끄러져 떨어지듯 매끄러웠다. 알겠다. 인인은 아몬드주스에 설탕을 덜 넣었다. 아몬드주스는 아주 잘 만들어졌지만 너무 싱거웠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한시간 정도 수영을 했다. 그 넓은 풀에 나와 직원, 그리고 남자손님 2명만 존재했다. 고요한 아침, 수영장 물결 찰랑이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따뜻하고도 시원한 공기, 적절한 물의 온도, 기분이 좋아져 마음껏 어린이처럼 유치하게 놀고싶었다. 체온유지풀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깊은 풀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워터슬라이드를 혼자서 깔깔 웃으며 몇번을 탔다.

 

 

 

축축한 래쉬가드에서 벗어나 음악을 틀고 아침을 깨워주는 유칼립투스 입욕제로 거품목욕을 했다. 크리스마스색 새 원피스를 꺼내입고 세나도광장으로 향하는 아침. 행운과 따뜻한 바람만이 함께하길. 행복한 장면은 모두 내가 주인공처럼. @nats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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